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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과 마지막 설명절(1) - 2월 12~19일 일기

띠꼬띠 2026. 2. 19. 23:57

아직 육아휴직 복직, 처우협의, 건강검진 일기를 다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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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계를 대자면 처우협의 동의 메일 회신과 오퍼레터 서명 회신을 했지만, 2월 초까지 현회사 스테이 vs 이직을 엄청나게 고민했다. 물론 이것도 저녁에 짬 내서 일기를 적을 수 있었지만... 그냥 핑계일 뿐이다.

이런 고민은 내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없어서인 것 같다. 이직 후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지만 지금 고민해 봤자 나아지는 건 없고, 부딪혀봐야 할 것 같다. 내가 현회사에서 업무를 어떻게 수행했는지는 이직 후 그 결과가 나타날 것 같다. 그것이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저 시리즈를 잠시 중단하고 다른 일기를 먼저 쓰는 이유는 오늘이 현회사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 20일부터 일요일까지 백수인 상태고 2월 23일 부로 새로운 회사의 일원이 된다. 그렇기에 현회사 소속의 마지막 일기다.

우선 시간을 거슬러 2월 12일.

사실 육아휴직을 하고 와서 인수인계를 할 사항이 없었다. 그렇기에 일도 딱히 없었다. 그래서 13일은 휴가를 냈다. 그리고 현회사는 명절에 어떤 로직이 있을 때는 하루 휴일을 더 준다. 자세한 건 관심 없다. 있으면 땡큐 없으면 일하면 그만.

그래서 12일은 정말 회사를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아침부터 출근하는 길이 마지막 같지는 않았다. 정말 마지막일까?라는 생각만 했을 뿐. 회사에 도착하고 나서 팀원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인사를 했다. 다들 잘살라고 했다. 이 말의 진심을 확인하지 않았다. 왜냐면 인사할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저 겉치레일 뿐이다. 다만 팀장님이 회의 스케줄 때문에 팀장님부터 시작하지 못했다. 그렇게 팀원들과 인사하고 담당님과도 면담을 그제야 했다. 회사 마지막날에(퇴사 결재는 이미 이 면담 전에 승인). 이 분은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 파트리더였는데 능력? 수완? 이 좋아서 고속승진한 케이스인 것 같다. 나 말고도 같은 시기에 퇴사를 하는 직원이 2명 있었는데, 거의 1분 컷이었다. 나 역시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안타깝다, 잘해라' 등의 덕담을 3~5분가량 들었다. 그러고 나서 이전 팀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점심은 팀원들과 외부에서 먹었다.

 

퇴직을 위해 해야 할 프로세스를 오후에 진행했다. 별 이상한 것들이 있었지만 인사팀에 물어물어 진행했고, 마지막이 노트북 반납과 id카드 반납이 있었다. 노트북 반납 후 id카드를 반납하러 인사팀에 갔다. 이때가 오후 3시 40분 정도 된 것 같다. 사실 2시경에 회사를 나가려고 했는데, 팀장님한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남았다.

인사팀에 도착해서 직원에게 퇴직서류를 줬고,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id카드를 반납하면 다시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이 말이 나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후련함이 아닌 뭔가 10년 회사생활에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차를 타고 회사 안을 나오면서 주마등처럼 10년의 기간이 지나갈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후련함과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공존하면서, 마지막으로 거쳐가는 차단기가 앞에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회사를 나와 집으로 왔고, 이 날이 찐 퇴사날이라고 보면 된다.

밤에는 회사에 남은 동기들과 술 한잔을 했고, 휴가인 그다음 날에는 집에서 쉬면서 저녁에 있는 마지막 회사사람(오퍼렌터 2인방)과의 술약속을 나갔다. 그리고 토요일부터 시작되는 2026년 설명절. 현회사에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이다.

 

설명절의 얘기는 다음 일기에서 작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오늘 19일은 내가 서류상 선택한 마지막 날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괜히 19일로 했다. 주말 일요일인 22일까지 할걸...

오늘과 내일(20일)이 남은 26년 애기를 등하원시킬 수 있는 마지막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고마웠다. 내 현회사야. 덕분에 결혼도 하고 가정도 꾸리고, 미래를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불행하게 하지 않은 것 같다. 고과를 제외하고 좋은 동료들과 동고동락을 했다.

리셋을 하지만 앞으로 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